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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27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노인복지센터를 찾았다. 2009년 7월 개원한 ○○○노인복지센터는 노인성 질환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도와온 병설 장기요양센터. 이곳의 정진화 원장은 자원봉사자 20여 명과 힘을 모아 2010년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양천구, 강서구 지역의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독거노인,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결손가정의 청소년 등 2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도시락 반찬을 배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계절이나 시기를 고려해 어떤 반찬을 만들지를 결정하고 신선한 음식재료를 준비하지요.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도시락 반찬을 전달하기 위해 자원봉사자 어머니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세요. 도시락 반찬을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은 자비를 동원하거나 지역사회 은사님들과 협력해 자선행사를 열고 모금활동을 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모으고 있습니다.”

○○○노인복지센터 근방의 한 건물. 입구서부터 맛있는 음식 냄새가 한가득 풍겨온다. 안에서 자원봉사자 어머니들이 조리하고 있는 음식들은 감자조림과 두부부침, 시금치나물 등. 곳곳에 놓인 커다란 대야에는 이미 완성된 음식들이 한 가득 차 있다. 하나 같이 맛깔스러운 모양새를 자랑한다. 오전부터 조리를 시작해 이미 상당량의 음식이 완성됐지만 한편에는 조리를 기다리고 있는 재료들이 아직도 한 가득 있다. 시간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활기를 띄고 도시락 반찬을 만드는 손길이 더욱 분주해진다.

 이날 정진화 원장이 배달해야 할 도시락 반찬은 총 20여 개. 완성된 도시락 반찬들을 개인 자가용 뒷좌석에 싣고 본격적인 배달을 시작한다. 평소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특성을 고려해 비교적 쉽게 상하지 않는 콩자반, 멸치볶음, 장아찌 등의 밑반찬을 만들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갓 만들어 따듯하고 맛있는 반찬을 배달하고픈 마음에 배달을 서두른다. 처음으로 도시락 반찬을 배달할 어르신의 집은 언덕길을 차로 꾸준히 올라간 끝에 나타났다. 정진화 원장이 현관문을 여러 번 두드리며 어르신을 찾자 안에서 어르신이 반가운 기색으로 맞는다. 정진화 원장의 소매를 잡고 “밖에 춥지? 어서 들어와”라며 기뻐하시는 모습. 정진화 원장도 “도시락 반찬 맛있게 드시고 항상 건강하세요”라고 안부를 물으며 어르신을 포옹한다.


“차상위계층의 어르신들은 정부로부터 생계지원을 받지 못해 어렵게 생활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홀로 계시는 분들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쉽고 자주 아프시기도 하지요. 이러한 어르신들에게 도시락 반찬 배달이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안부를 문의드리는 정서적 지원활동을 함께 하니 어르신들이 더 좋아하십니다. 물론 저도 어르신들과 나눌 수 있어 행복하고 어르신들 앞에서 웃을 수 있어서 행복해요.”

정진화 원장은 도시락 반찬 배달 봉사 외에도 여러 정기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봄, 가을철에는 가까운 시외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들이 가기 행사를 열었고, 7080 미니주점 등 어르신들을 위한 기금마련 행사도 개최했다. 지난 10월 20일에는 지역 봉사단체인 구생회와 협력해 주민의료붕사 및 사랑의 바자회에 참여했다. 등산용품 등 여러 물건들과 부침개와 호박죽을 비롯한 먹을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수익금으로 어르신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주민의료봉사 프로그램에서는 어르신들의 혈압을 체크하는 등의 간단한 건강검진이 이어졌고 파라핀치료, 발마사지, 미용봉사 등의 의료혜택이 제공됐다.

이날 정진화 원장은 도시락 반찬 배달 봉사에 참여하며 “봉사는 매우 자연스러운 저의 일상입니다. 늦게 까지도 일할 수 있게 하는 삶의 활력소이지요. 앞으로도 한 번으로 끝나는 봉사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계속되는 봉사를 하고자 합니다. 도움은 계속 이어져야 하니까요. 정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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